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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서평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 서평

파리대왕은 윌리엄 골딩의 첫 소설로 1983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제목의 파리대왕에서 ‘파리’가 의미하는 것은 서양에서 말하는 ‘악마’의 의미라고 합니다. 풀어보면 파리대왕이란 악마의 대왕, 악마중의 악마라는 의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파리 대왕’의 줄거리 요약 

미래의 어느 날 핵전쟁으로 인해 전세계적인 위기 상황 발생하게 되고, 비행기를 이용해 한 무리의 영국 소년들을 안전한 장소로 후송하기 위한 공수 작전이 전개되지만 이 비행기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은 적의 공격을 받아 격추된 후 불시착하게 된다. 이 소년들은 다행히도 비상 탈출하여 태평양의 이름 모를 섬에 추락하게 되고 이 섬에서 그들만의 생존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부분이 정확히 시작점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시점적인 부분에서 진정한 시작이라고 생각되어진다.

소년들 무리는 스스로 생존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하지만 이 소녀들의 나이는 고작해야 다섯 살에서 열두 살 정도에 이르는 아이들에 불과했다. 아직 철없는 소년들이기에 불시착 후 매우 위험스러운 상황임에도 당시에 가장 인기가 많았던 소설인 '산호섬'을 떠올리며 오히려 좋아하기까지 한다. 이런 모습을 통해 진정 이들의 아이다운 모습을 강조한다.

랠프는 적극적인 행동으로 섬에서 형성된 공동체의 지도자 역할을 하게 된다. 소설 초반에 랠프는 섬에 표류하자마자 돼지를 만나게 되고 '다른 아이들도 표류하고 있을 것이다.' 라는 공통된 생각을 갖게 된 후 섬에서 주운 커다란 소라를 이용해 큰소리를 내고, 그것을 듣고 온 다른 아이들과 화합하여 그들중의 대표를 선출하고 이야기는 진행된다. 이 부분이 소설 극초반의 이야기이다. 아직 미숙한 어린아이일 뿐이라고 생각되었지만 회의와 화합같이 문명화된 발상을 통해 영국의 의회를 표방하며 문명에 순응하고 따르려고 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교육과정을 통해 학습화된 결과물들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자신들 공동체를 대표할 인물을 '투표'를 통해 뽑게 되었고, 소라를 이용해 랠프가 아이들을 불러 모으고 리더다운 면모를 표출하여 대표로 선출되게 된다. 여기서 알 수 있다시피 '소라'는 랠프에게 자연스럽게 권위를 주는 물건으로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의 권위를 보여주는 듯하다. 또한 아이들은 회의 중에 소라를 가진 사람만이 발언권을 가질 수 있다는 규칙을 통해 일종의 법을 만들어 간다. 소라는 발언권과 권위를 가진 문명적인 도구가 된 것이다. 나중에 잭과 그 무들은 소라를 무시하고 후반부에는 그것을 파괴함으로서 법과 규율, 그리고 종속까지 파괴한다. 

이 소년들은 처음에는 랠프를 지도자로 내세운 후 다행히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들을 잘 진행해 나간다. 산봉우리에 봉화를 올려 구조 신호를 보내기도 하고 그들만의 사회속에서 역할을 분담해 나간다. 여기까지는 12소년 표류기 같은 으레 무인도 표류기와 같은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후반부로 흘러갈수록 단순한 표류기가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이야기의 분기점은 잭이 자신은 합창대의 리더이며 무리들 중에서 가장 높은음을 낼 수 있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사냥부대의 대장이 된다. 잭 무리들은 랠프가 봉화를 만들자고 하자 그것에 동의하였고, 봉화를 지키는 것은 자신들이 담당하겠다고 한다. 

갈등의 시작은 랠프가 바닷가에 오두막을 세우자고 하였으나 잭 무리들은 사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랠프와 대립하게 된다. 어느날 잭과 그의 무리들은 멧돼지를 잡아 오게 되고 그로인해 위세를 떨치게 된다. 잭의 위세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랠프의 지도력은 약화되게 된다. 

근시가 심해 안경을 쓰고 다니던 돼지라는 별명의 소년은 랠프의 옹호자였다. 어느날 돼지가 잭에게 뺨을 맞고 안경 한 알이 깨지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랠프는 회의를 소집하고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개선의 방향성을 제시하지만 잭의 사냥패 무리들은 이에 반대한다. 그때까지 소라를 쥔 사람이 발언권을 가졌는데 그러한 규율이 잭에 의해서 무시되기 시작한다. 

그 때쯤 아이들은 죽은 낙하산병을 보고 바다와 숲에서 괴물과 짐승이 나온다는 공포스러운 말로 분란을 야기하게 되고, 그것이 심화되어 분란은 격해진다. 랠프는 수색대를 만들어 조사에 나선다. 그들은 산 정상에서 낙하산병의 시체를 보고 기겁해서 도망친다. 다음 회의에서는 랠프와 잭의 결별이 분명해진다. 대부분의 소년들이 고기맛에 끌리어 잭의 사냥패에 가담하는 것이다. 잭은 사냥패를 끌고 멧돼지를 잡아 그 머리를 막대에 꽂아서 두려워하는 짐승에 대한 제물로 숲속에 남겨놓는다. 그 동안 잭은 잔치를 열고 랠프와 그의 또래를 초대한다. 잭 둘레의 사냥패들은 사냥꾼으로서의 자기들의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얼굴에 칠을하고, 춤을 추면서 주문을 왼다. 그러한 모습을 하고 있는 그 소년들에게선 더 이상 문명인의 모습보다는 원시스러운 모습이 더 짙게 나타난다. 춤을 추며 흥분해 있던 그들은 짐승의 정체가 낙하산병의 시체라는 것을 알려주려 어둠 속에서 나타난 사이먼을 짐승으로 치부해 살해해 버린다. 그것이 짐승이 아니라 사이먼이라는 걸 소년들은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고 그의 시체를 바다에 버린다.

 

이 소년들은 처음에는 랠프를 지도자로 내세운 후 다행히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들을 잘 진행해 나간다. 산봉우리에 봉화를 올려 구조 신호를 보내기도 하고 그들만의 사회속에서 역할을 분담해 나간다. 여기까지는 12소년 표류기 같은 으레 무인도 표류기와 같은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후반부로 흘러갈수록 단순한 표류기가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이야기의 분기점은 잭이 자신은 합창대의 리더이며 무리들 중에서 가장 높은음을 낼 수 있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사냥부대의 대장이 된다. 잭 무리들은 랠프가 봉화를 만들자고 하자 그것에 동의하였고, 봉화를 지키는 것은 자신들이 담당하겠다고 한다. 

갈등의 시작은 랠프가 바닷가에 오두막을 세우자고 하였으나 잭 무리들은 사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랠프와 대립하게 된다. 어느날 잭과 그의 무리들은 멧돼지를 잡아 오게 되고 그로인해 위세를 떨치게 된다. 잭의 위세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랠프의 지도력은 약화되게 된다. 

근시가 심해 안경을 쓰고 다니던 돼지라는 별명의 소년은 랠프의 옹호자였다. 어느날 돼지가 잭에게 뺨을 맞고 안경 한 알이 깨지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랠프는 회의를 소집하고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개선의 방향성을 제시하지만 잭의 사냥패 무리들은 이에 반대한다. 그때까지 소라를 쥔 사람이 발언권을 가졌는데 그러한 규율이 잭에 의해서 무시되기 시작한다. 

‘파리 대왕’ 서평 

작가가 소설속 주인공들을 소년으로 국한시킨 것에 큰 의의를 두고싶다. 모든 부분에서 성숙함이 무르익지 않은 시기이며, 사회적 학습 또한 완벽히 습득하지 않았기에 학습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시기이기 때문이다, 다른 의미로는 문명을 체득해 나가는 초기과정의 나이로 설정하면서 문명이 견고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기에 소설속 소년들은 완벽한 사회적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은채 단지 그들이 보아온 어른들의 모습을 통해 사회를 흉내 내게 된다. 작가는 사물들을 통해 그들만의 사회속에 중요한 지위와 역할을 지정해준다. 그 대표적인 사물이 소라와 안경렌즈가 아닐까 한다. 



작가는 문명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얼마나 견고한지 묻는것 같다. 소년들은 표류된 섬에서 그들만의 문명을 만들어나가지만 결국 자신들이 만들어낸 문명을 파괴하게 만들었던 것은 시체도, 짐승도 아닌 공포였다. 문명초기에는 소라에 상징된 역할과 규율을 존중하며 섬 생활에 익숙해져가지만 그들이 사냥을 하기 시작하면서 야성적으로 변한다. 문명적으로 발전 변모하는 것이 아닌 더욱 원시적인 형태로 타락해가는 것이다. 이성과 상식으로 문명을 만들어 나갈 듯 보였던 소년들의 성장통은 결국 몸에 칠을 하고 짐승을 제물로 바치는 등의 원시 샤머니즘 형태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심지어는 사이먼을 죽이기까지 하면서 인간 본연의 모든 겉치레를 벗어 던지는 것 같았다. 그것은 공포가 가져온 두려움으로 인한 우발적인 행동일수도 있고, 사냥을 통해 피를 보는 과정에서 일깨워진 인간 내면의 본능일 수도 있다. 

랠프는 잘생긴 얼굴에 단단한 체격을 지닌 소년이다. 그는 타고난 지도자 자질을 지녔지만 잭의 저항에 성공적으로 대처할 만한 냉혹함이나 카리스마를 가지지 못했다. 꼬마들을 걱정할 만큼 따스하고 사이먼의 죽음에 책임을 느끼는 양심적인 면모를 보인다. 랠프가 이런 문명적 가치를 대변한다면 잭은 검은 제복을 입은 소년으로 신체가 매우 다부지고 사냥을 잘 한다. 그러나 도덕적 파렴치하고 권력에 욕심이 많아 랠프와 대립한다. 성가대 반장이고 높은음으로 노래할 수 있다는 우스꽝스러운 이유로 랠프의 지도권을 자신에게 넘길 것을 요구한다. 랠프의 두뇌 역할을 하는 돼지는 지식인들을 상징하고 있다. 잭과 랠프의 대결에서 죽음을 맞는 그는 지식인의 운명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두려워하는 짐승이 사실 시체라는 사실을 알려주려 했던 사이먼은 성자이며 예언자다. 섬에서 소년들이 느끼는 짐승의 눈길은 바로 공포라는 걸 자각하기도 한다. 구출의 가망성이 멀어지고 두려움이 커짐에 따라 그들은 점점 더 타락한다. 잭 패거리는 인간 본성이 어둡다는 걸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파괴적인 성향과 잔혹함은 암퇘지 사냥의 장면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소설속에서 작가가 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은 소년들의 표류기적 모험담 안에서 현대 사회의 문명적 가치와 사회적 제도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것 같다. 소년들간의 갈등을 통해 대변되는 사회구성원들간의 문제점들은 결국 개개인들의 본성에 그 근거가 내재되어 있음을 나타낸다고 할 것이다. 악마중의 악마를 의미하는 ‘파리대왕’을 통해서 인간이 지닌 본성적 어두움을 암시함으로서 인간 기저에 있는 폭력의 내재성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느꼈고, 상당히 어려운 깊이의 책이라고 생각된다. 당연히 이 작품에 대해서도 비판의 소리가 많았다. 문명의 가치에 대해 설명하기에는 상황자체의 설정이 과도하게 단순화되어 있어 오도적이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5세에 12세까지의 소년들로만 이야기가 구성되다 보니 여성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사회적 특성을 설명함에 있어 성(性)의 동력학을 배제한 것이고, 결과적으로 이 소설만으로 인간의 총체성에 대해 설명한다는 것은 상당히 왜곡되고 불안정한 구성이라고 꼬집어 말하고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정치적인 부분을 부각하고 있다. 또한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하는 '산호섬'은 일종의 모험소설로 그 소설의 주인공 이름도 랠프와 잭이다. ‘산호섬’속의 주인공인 랠프와 잭은 서로 합심하여 섬에 지상낙원을 만든다. 동일한 이름을 사용한 파리대왕에서는 서로가 추구하는 가치관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어 결국에는 파멸을 맞게 되는 주인공들을 그려냈다. 어찌 보면 파리대왕은 산호섬의 패러디적 느낌의 소설인데, 그 시기의 모르는 이가 없었던 산호섬을 시사함으로써 조금 더 소설에 빠지게 되고 동화되게 하는 효과를 낳지 않았을까?